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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탈리아 산책. 괴테는 로마를 사랑했다 괴테는 로마를 사랑했다. 그는 로마에 머무르면 머무를수록 로마를 더욱 알고 싶어 했다. "바다는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깊어지는데, 이 도시의 구경도 그것과 같다.", "그것에 통달하려면 적어도 몇 년은 걸린다. 대충대충 보고 떠나가는 여행자를 보면 오히려 부러울 지경이다." 대충대충 보고 떠나가는 여행자라... 우리는 로마를 끊임없이 걷고 또 걸었다. 빌 브라이슨이 그랬던 것처럼. 그는 "끝없이 습하기만 한 북유럽 하늘 밑에 한 달 가까이 있다 보니 햇살이 너무도 그리워" 로마에 갔다. 그에게 로마는 "내가 기대했던 만큼이나 멋진 곳"이었고, "따뜻하고 해가 잘 들고 느긋하고 활기차며 맛난 음식과 값싼 술"이 있는 곳이었다. 그는 대단히 만족했다. 그리고 걷고 또 걸었다. "일주일 동안, 나는 그저 걷고 .. 2014. 8. 10.
이탈리아 산책. 마르타의 집 이름만 빼면 '레오나르도 다 빈치'와는 전혀 무관한 공항을 떠나 테르미니 역으로 갔다. 지하철로 갈아타고 Giulio agricola 역 근처에 있는 B&B(Bed&Breakfast의 약자로, 민박 개념의 숙소)를 찾아갔다. 집은 역에서 멀지 않았지만 찾지 못해 해맸다. 처음 찾아갔던 곳이 맞았다. 그런데 '마르타Marta' 이름을 찾지 못해 길 건너 건물을 뒤지고, 또 그 옆 건물들을 뒤지다 두 번이나 길을 묻고(그들도 틀렸다!) 겨우 돌아왔다. 초인종 옆에 붙은 이름들을 들여다보니, 그제야 '마르타'의 이름이 보였다. 로마 역 밤 11시, 우리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잠을 자고 있을 것만 같은 불길한 마음을 누르며(여기가 맞을까 하는 걱정도 남아 있었다), 벨을 눌렀다. 다행히 마르타가 문을 열어주.. 2014. 6. 24.
[샘스케치 #25] 도스또예프스끼2 [샘스케치 #25] 도스또예프스끼② 도스또예프스끼는 모스크바에서 태어났고뻬쩨르부르그에서 죽었다.그는 도시의 작가였다. 가려진 도시의 시야처럼 그의 시야는 협소했지만심도는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었다. 병적일 정도로. 나는 을 읽으며 압도되었다. 이런 책은 없었다.샘은, 작가가 사람 죽인 적 있는거 아니냐고,사람 한 번 죽여보지 않고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냐며 몸소리쳤다.차마 하권을 집을 수가 없다 했다. 샘 그리고, 윤 쓰다. 2013. 9. 12.
[샘스케치 #23] 자동 피아노 [샘스케치 #23] 자동 피아노 넵스키 대로의 카페* 한 가운데엔 자동 피아노가 놓여 있었다.피아노 몸체 안의 기계적인 장치가 피아노 건반을 눌러드뷔시, 쇼팽과 같은 작곡가들의 곡을 완벽하게 연주해냈다. 1902년 문을 열며 들여놓은 듯한 자동 피아노는라디오와 축음기에 그 자리를 내주기 전처럼여전히 카페에서 유일하게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이었다. "저 연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?""너무 완벽하고 늘 똑같이 연주해서 싫습니다.""완벽하게 연주하는 건 별로인가요?""네, 불완전함 속에 인간적인 영혼이 있는 것 같습니다." 그날, 불안전한 '윤'의 모습에 화를 냈던 '샘'은이 대화 후 스스로 반성했다는 후문. 그리고 '영악한 놈'이라며 '윤'을 또 다시 추궁했다는 두번째 후문. 1) Eliseyev Emp.. 2013. 9. 2.
[샘스케치 #22] 클린 플레이트 소사이어티2 [샘스케치 #22] 클린 플레이트 소사이어티② 식당 겸 카페 겸 바인클린 플레이트 소사이어티는분위기를 내는 노란 전구색 등이테이블 위에 하나씩 놓여 있고 카페 중앙엔 노랑 전구가 빛나는조그만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었다. 테플로나 줌카페처럼가이드북, 론리플래닛에 실려 있진 않았지만늘 많은 사람들이 클린 플레이트소아이어티를 찾았다. * 샘 그리고, 윤 쓰다. 2013. 9. 1.
[샘스케치 #21] 클린 플레이트 소사이어티 [샘스케치 #21] 클린 플레이트 소사이어티 '깨끗한 접시 사회'라는 특이한 영문 이름의 식당은호스텔에서 나누어준 맵*에 나온 식당들 가운데 가장 가까운 식당이었다.호스텔과 상당히 흡사한 깔끔한 북유럽식 인테리어가 눈에 띄어같은 주인, 아니면 같은 인테리어 업체를 쓴 것 같았다. 비싸지 않은 가격에 맛은 괜찮았다.그리고, 접시는 깨끗했다. 1)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식당이다. 맵에는 다음과 같은 정보가 들어 있었다.Gorokhovaya 13(주소), opening hours 12:00~02:00, well designed restaurant/bar, avg bill 650 rub(잘 디자인된 식당/바, 평균 650루블) * 샘 그리고, 윤 쓰다. 2013. 9. 1.
[샘스케치 #17] 붉은 러시아12 [샘스케치 #17] 붉은 러시아⑫ 에르미따주에는 1050개~1057개의 방과 117개~120개의 계단이 있다 한다.누가 셌는지 모르지만, 정말 노력은 가상하지만,안타깝게도, 제각각이다. 누군가는 다시 세야 한다. 에르미따주에서는 마치 계단도 구경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.올라갈 때 한 번, 내려올 때 한 번 이용할 뿐이지만 화려한 계단은 전시실만큼이나 기억에 남는다. 계단은 웅장하다. 양쪽으로 열주가 놓여있고,천장에서부터 길게 내려온 화려한 샹들리에가 머리 위를 밝힌다. 사람들은 귀족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으로 카펫위를 걷는다. 샘 그리고, 윤 쓰다. 2013. 8. 20.
[샘스케치 #16] 러시아 사운드 [샘스케치 #16] 러시아 사운드 도시를 기억하는 방법 하나여행의 OST를 만든다. 성 이삭 성당에서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바라보며들은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모음곡 2번 중 왈츠II 기억의 타임머신처럼 이 곡을 들으면문득, 그때의 풍경, 작은 기억들이 떠오른다. 샘 그리고, 윤 쓰다. 2013. 8. 20.
[샘스케치 #15] 붉은 러시아11 [샘스케치 #15] 붉은 러시아⑪ 2차 세계대전에서 목숨을 잃은 무명용사들의 무덤은크렘린 궁 앞에 있어 언제나 많은 사람이 이곳을 지나치지만조국수호의 날(2월 23일)이나 승전기념일(5월 9일)이면더 많은 사람들이 꽃을 들고 이곳을 찾는다.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수 없이 많은 꽃을수 없이 많은 죽음 위에 올려 놓는다. * 샘 그리고, 윤 쓰다. 2013. 8. 18.
[샘스케치 #11] 붉은 러시아9 [샘스케치 #11] 붉은 러시아⑨ 성 이삭 성당에서 상트 페테르부르크*를 바라보다. 2차 세계대전 당시 29개월 동안 독일군의 포위를 받았던이 도시는 성 이삭 성당의 황금돔이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띄어 독일군의 표적으로 이용될 것을 걱정해 회색으로 덧칠했다. 지금은 다시 황금돔이 되었다. 1)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199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. * 샘 그리고, 윤 쓰다. 2013. 8. 11.
[샘스케치 #9] 붉은 러시아7 [샘스케치 #9] 붉은 러시아⑦ 전세계 부자들*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도시는 어디일까?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다.*10억 달러 이상 재산을 보유한 사람이 76명으로, 뉴욕보다도 6명이 많다. 부자들이 있는 곳엔 언제나 사치품이 뒤따른다.상트 페테르부르크를 걷다 까르띠에 매장을 보았다. 나는 아무 뜻없이 샘에게 물었다"우리 까르띠에 매장 들어갈까?" 그 말을 들은 샘은 외치듯 말했다."왜에-?"그 말은 거의 환호에 가까웠다. 그냥, 이라고 답했다간 세상을 잃은 표정과 마주할지도 몰랐다. 나는 나의 섣부름을 후회하며 말했다."샘이 갖고 싶은 거 있나 보게.""정말? 아냐 괜찮아. 러시아에 있는 프랑스 매장이라니. 들어갈 수 없어.""뭐, 어때." 라고 말하면서도 나의 발걸음은 까르띠에를 지나치고 있었다. 역.. 2013. 8. 10.
낭가네. 모스크바 이야기. 6 굼GUM 백화점 6모스크바에 오고 싶었지만 아는 게 별로 없다. "남편, 모스크바에서 가장 보고 싶은 게 어딥니까?""하나만 보면 됩니다. 아이스크림 콘 세트처럼 보이는 건물. 그게 뭐죠? 크렘린인가요?""성바실리 성당입니다.""지금 보러 가죠!" 숙소에서 트베르스카야를 따라 걸어 갔다. 주말도 아닌데 붉은 광장 문을 닫았다. 무슨 일일까? 승전기념일 행사를 준비하느라 그랬다. 광장 바깥에서 성 바실리 성당을 봐야 했다. 주말에야 광장을 연다고 했다. 그때면 뻬쩨르부르그에서 돌아오는 날이다.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날이 더워 차나 한 잔 할 요량으로 백화점 같은 건물에 들어갔다. 엄청난 파사드의 건물이었다. 깊이가 250m. 이런 건물이 세 동이다. 3층의 각 층을 오버브릿지로 연결하고, 아치형 지붕으로 덮었다. 긴 아케이.. 2013. 7. 17.